시이야기

7월, 아침밥상에 열무김치가 올랐다 / 김 종 해

자연을 바라보다 2017. 7. 7. 01:00




7월, 아침밥상에 열무김치가 올랐다 


                                      - 김 종 해





흙은 원고지가 아니다. 한 자 한 자 촘촘히 심은 내 텃밭의 열무씨와 알타리무씨들

원고지의 언어들은 자라지 않지만 내 텃밭의 열무와 알타리무는 이레만에 싹을 낸다

간밤의 원고지 위에 쌓인 건방진 고뇌가 얼마나 헛되고 헛된 것인가를

텃밭에서 호미를 쥐어보면 안다

땀을 흘려보면 안다 물기 있는 흙은 정직하다

그 얼굴 하나 하나마다 햇살을 담고 사랑을 틔운다

하늘에 계신 어머니가 내 텃밭에 와서 일일이 이름을 불러낸다






칠월, 아침밥상에 열무김치가 올랐다

텃밭에서 내가 가꾼 나의 언어들

하늘이여, 땅이여,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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