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엉겅퀴
장끼 우는 봄
- 안 도 현 -
봄산에
장끼가 울고 있다
띄엄띄엄 잊을 만하면 한번씩
가락도 울음의 신명도 없이, 다만 혼자
장끼는 왜 혼자 우는가
한번 울고 나서, 그 다음에 울 때까지
그 사이에 장끼는 무엇을 하는가 궁금하다
저 봄산의 사타구니에다 고개를 처박고서는
산 전체를 기어이 들쳐 메려고 하는 건가,
그러다가 산이 꼼짝달싹도 안하니까
산의 뿌리 깊이 박힌 대못을 펜치로 끙, 하고
뽑는 중인가
송홧가루 날리는 골짜기
장끼는 왜 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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