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장끼우는 봄 / 안 도 현

자연을 바라보다 2013. 6. 3. 00:30





 


* 엉겅퀴


장끼 우는 봄


                                              - 안 도 현 -





봄산에 

장끼가 울고 있다




띄엄띄엄 잊을 만하면 한번씩

가락도 울음의 신명도 없이, 다만 혼자




장끼는 왜 혼자 우는가

한번 울고 나서, 그 다음에 울 때까지

그 사이에 장끼는 무엇을 하는가 궁금하다




저 봄산의 사타구니에다  고개를 처박고서는

산 전체를 기어이 들쳐 메려고 하는 건가,

그러다가 산이 꼼짝달싹도 안하니까

산의 뿌리 깊이 박힌 대못을 펜치로 끙, 하고 

뽑는 중인가




송홧가루 날리는 골짜기

장끼는 왜 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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