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중요한 곳 / 안 도 현

자연을 바라보다 2013. 9. 26. 00:30

 

 

 

 

중요한 곳

 

                                         - 안 도 현

 

 

 

 

모악산 박남준 시인,

여름 밤 가끔 깨 활딱 벗고는

버들치들 헤엄치는 계곡 둠벙에 몸을 담근다 합니다

그러면 물속 버들치들이 허연 사타구니께로

한 마리도 아니고 두 마리도 아니고

세 마리도 아니고, 한꺼번에

검게 일렁이는 낯선 물풀 속에

잠이라도 청하자는 건지 슬금슬금 다가온다 합니다

다가와서는 가운데 중요한 곳을

톡톡, 건드리다가 입으로 물어보다가 한다는데,

정말이지 아픈 듯 간지러운 듯

마음에 수박씨 박히는 듯 기분이 야릇하다는데,

마흔 중반 넘어 여태 장가도 안 든

박남준 시인도 중요한 곳을 알기는 아나봅니다

하기야 버들치들도 그곳이

중요한 곳 아니면 왜 궁금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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