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정호승

꿈 / 정 호 승

자연을 바라보다 2014. 1. 22. 00:30

 

 

 

 

                                          - 정 호 승

 

 

 

 

눈사람 한 사람이 찾아왔었다

눈은 그치고 보름달은 환희 떠올랐는데

눈사람 한 사람이 대문을 두드리며 자꾸 나를 불렀다

나는 마당에 불을 켜고 맨발로 달려나가 대문을 열었다

부끄러운 듯 양볼이 발르레하게 상기된 눈사람 한 사람이

편지 한 장을 내밀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밤새도록 어디에서 걸어온 것일까

천안 삼거리에서 걸어온 것일까

편지 겉봉을 뜯자 달빛이 나보다 먼저 편지를 읽는다

당신하고 결혼하고 싶었습니다

이 말만은 꼭 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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