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봄 / 이 성 부

자연을 바라보다 2014. 2. 1. 00:30

 

 

 

* 산당화

 

 

 

 

 

 

                                              - 이 성 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 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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