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달래 (두견화 .참꽃)
꽃싸움
- 한 용 운
당신은 두견화를 심으실 때에, 「꽃이 피거든 꽃싸움 하자.」
고 나에게 말하였습니다
꽃은 피어서 시들어가는데,
당신은 옛 맹서를 잊으시고 아니 오십니까
나는 한 손에 붉은 꽃수염을 가지고 한 손에 흰 꽃수염을
가지고, 꽃싸움을 하여서 이기는 것은 당신이라 하고,
지는 것은 내가 됩니다
그러나 정말로 당신을 만나서 꽃싸움을 하게 되면,
나는 붉은 꽃수염을 가지고 당신은 흰 꽃수염을
가지게 합니다
그러면 당신은 나에게 번번히 지십니다
그것은 내가 이기기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
이 나에게 지기를 기뻐하는 까닭입니다
번번이 이긴 나는 당신에게 우승의 상을 달라고
조르겄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빙긋이 웃으며, 나의 뺨에 입맞추겄
습니다
꽃은 피어서 시들어가는데, 당신은 옛 맹서를 잊으시고
아니 오십니다
'한용운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픔의 삼매(三昧) / 한 용 운 (0) | 2014.04.16 |
---|---|
사랑을 사랑하여요 / 한 용 운 (0) | 2014.04.15 |
찬송 / 한 용 운 (0) | 2014.03.22 |
길이 막혀 / 한 용 운 (0) | 2014.03.13 |
당신을 보았습니다 / 한 용 운 (0) | 2014.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