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모기장 동물원 / 안 도 현

자연을 바라보다 2014. 9. 19. 00:30

 

 

 

 

 

 

 

모기장 동물원

 

                                                                                                - 안 도 현

 

 

 

 

나방이 왔다 풍뎅이가 왔다 매미가 왔다

형광등 불빛 따라와서 모기장 바깥에 붙어 있다

오지 말라고 모기장을 쳐놓으니까 젠장, 아주 가까이

와서

나를 내려다보며 읽고 있다

 

 

 

 

영락없이 모기장 동물원에 갇힌

나는 한마리의 슬픈 포유류

 

 

 

 

책을 덮고 생각중이다

저 곤충 손님들에게는 내가

모기장 안쪽에 있는가

바깥쪽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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