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정호승

어떤 사랑 / 정 호 승

자연을 바라보다 2015. 6. 12. 00:30







어떤 사랑


                                                          - 정 호 승





내가 너를 사랑했을 때

너는  이미 숨져 있었고

네가 나를 사랑했을 때

나는 이미 숨져 있었다




너의 일생이 단 한번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라면

나는 언제나

네 푸른 목숨의 하늘이 되고 싶었고

너의 삶이 촛불이라면

나는 너의 붉은 초가 되고 싶었다




너와 나의 짧은 사랑

짧은 노래 사이로 

마침내 죽음이

삶의 모습으로 죽을 때

나는 이미 너의 죽음이 되어 있었고

너는 이미 나의 죽음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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