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나태주

씀바귀 / 나 태 주

자연을 바라보다 2016. 4. 26. 01:00





씀바귀



                                                                           - 나 태 주





좀처럼 얼굴을 보여주려 하지 않았다




대전 발 대구행 새마을 열차

빠르게 달리는 철로 변에

무더기 무더기로 피어서

잔잔하게 웃음 머금고 있는

노랑 꽃

당신같이 마음 속 등불이

꺼져버린 사람과는 눈빛조차

맞추기 싫어요

개구리자리 애기똥풀꽃보다는 키가 낮고

민들레보다는 꽃 판이 훨씬

작은 꽃

15년 전이던가 만났던 내 시의 독자

세실리아란 소녀가 수녀가 되어

종신 서원식을 갖는다기

대구성심수녀원을 찾아가는 길에

만난 꽃

좀처럼 본명 알으켜주려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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