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나태주

수선화 / 나 태 주

자연을 바라보다 2016. 4. 3. 01:00


* 나팔수선화









수선화


                                                               - 나 태 주





언 땅의 꽃밭을 파다가 문득

수선화 뿌리를 보고 놀란다.

어찌 수선화, 너희에게는 언 땅 속이

고대광실高臺廣室 등 뜨신 안방이었드란 말이냐!

하얗게 살아 서릿발이 엉켜 있는 실뿌리며

붓끝으로 뾰족이 내민 예쁜 촉.

봄을 우리가 만드는 줄 알았더니

역시 우리의 봄은 너희가 만드는 봄이었구나.

우리의 봄은 너희에게서 빌려온 봄이었구나.





'詩 나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씀바귀 / 나 태 주  (0) 2016.04.26
민들레 / 나 태 주  (0) 2016.04.07
사랑이여 조그만 사랑이여ᆞ72 / 나 태 주  (0) 2016.03.21
난초 / 나 태 주  (0) 2016.02.05
사는 법 / 나 태 주  (0) 201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