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끝판
- 한 용 운
네 네 가요, 지금 곧 가요.
에그 등불을 켜려다가 초를 거꾸로 꽂았습니다 그려.
저를 어쩌나, 저 사람들이 숭보겄네.
님이여, 나는 이렇게 바쁩니다. 님은 나를 게으르다고
꾸짖습니다. 에그 저것 좀 보아, 「바쁜 것이 게으른
것이다 .」 하시네.
내가 님의 꾸지람을 듣기로 무엇이 싫겄습니까.
다만 님의 거문고줄이 완급을 잃을까 저퍼합니다.
님이여, 하늘도 없는 바다를 거쳐서, 느릅나무 그늘을
지어버리는 것은 달빛이 아니라 새는 빛입니다.
홰를 탄 닭은 날개를 움직입니다.
마구에 매인 말은 굽을 칩니다.
네 네 가요, 이제 곧 가요.
* 저퍼하다 : 두려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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