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운님

사랑의 끝판 / 한 용 운

자연을 바라보다 2016. 2. 12. 01:00





사랑의 끝판


                                                            - 한 용 운




네 네 가요, 지금 곧 가요.

에그 등불을 켜려다가 초를 거꾸로 꽂았습니다 그려.

저를 어쩌나,  저 사람들이 숭보겄네.

님이여, 나는 이렇게 바쁩니다. 님은 나를 게으르다고

꾸짖습니다. 에그 저것 좀 보아, 「바쁜 것이 게으른

 것이다 .」 하시네.

내가 님의 꾸지람을 듣기로 무엇이 싫겄습니까. 

다만 님의 거문고줄이 완급을 잃을까 저퍼합니다.





님이여, 하늘도 없는 바다를 거쳐서, 느릅나무 그늘을

지어버리는 것은 달빛이 아니라 새는 빛입니다.

홰를 탄 닭은 날개를 움직입니다.

마구에 매인 말은 굽을 칩니다.

네 네 가요, 이제 곧 가요.





* 저퍼하다 : 두려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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