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개화 / 안 도 현

자연을 바라보다 2016. 3. 8. 01:00




개화


                                              - 안 도 현





생명이 요동치는 계절이면

넌 하나씩 육신의 향기를 벗는다

온갖 색깔을 

고이 펼쳐 둔 뒤란으로

물빛 숨소리 한자락 떨어져 내릴 때

물관부에서 차 오르는 긴 몸살의 숨결

저리도 견딜 수 없이 안타까운 떨림이여.




허덕이는 목숨의 한 끝에서

이웃의 웃음을 불러일으켜

줄지어 우리의 사랑이 흐르는

오선의 개울

그곳을 건너는 화음을 뿜으며

꽃잎 빗장이 하나 둘

풀리는 소리들.




햇볕은 일제히

꽃술을 밝게 흔들고

별무늬같이 어지러운 꽃이여,

이웃들의 더운 영혼 위에

목청을 가꾸어

내일을 노래하는 맘을 가지렴

내일을 노래하는 맘을 가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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