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풀꽃과 더불어 / 구 상

자연을 바라보다 2016. 4. 10. 01:00








* 남산제비꽃







풀꽃과 더불어


                                      - 구 상




아파트 베란다

난초가 죽고 난 화분에

잡초가 제풀에 돋아서

흰 거물 같은 꽃을 피웠다



저 미미한 풀 한 포기가

영원 속의 이 시간을 차지하여

무한 속의 이 공간을 차지하여

한 떨기 꽃을 피웠다는 사실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신기하기 그지없다




하기사 나란 존재가 역시

영원 속의 이 시간을 차지하며

무한 속의 이 공간을 차지하며

저 풀꽃과 마주한다는 사실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오묘하기 그지없다




곰곰 그 일들을 생각하다 나는

그만 나란 존재에서 벗어나

그 풀꽃과 더불어




영원과 무한의 한 표현으로

영원과 무한의 한 부분으로

영우너과 무한의 한 사랑으로




이제 여기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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