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일홍
꽃말 : 매혹, 변하지 않는 사랑, 불후.
사랑의 역사
- 이 병 률
왼편으로 구부러진 길, 그 막다른 벽에 긁힌 자국 여럿입니다
깊다 못해 수차례 스치고 부딪힌 한두 자리는 아예 음합니다
맥없이 부딛혔다 속상한 마음이나 챙겨 돌아가는 괜한 일들의 징표입니다
나는 그 벽 뒤에 살았습니다
잠시라 믿고도 살고 오래라 믿고도 살았습니다
굳을 만하면 받치고 굳을 만하면 받치는 등 뒤의 일이 내 소관이 아니란
걸 비로소 알게 됐을 때
마음의 뼈는 금이 가고 천장마저 헐었는데 문득 처음처럼 심장은 뛰고
내 목덜미에선 난데없이 여름 냄새가 풍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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