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윤 동 주

참회록 / 윤 동 주

자연을 바라보다 2013. 9. 6. 00:30

 

 

 

 

 

 

 


 

 


 

 



* 꽃 범의 꼬리

꽃말 : 젊은 날의 회상





참회록


                               - 윤 동 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네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는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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