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고은

강설(降雪) / 고 은

자연을 바라보다 2014. 1. 10. 00:30

 

 

 

 

 

 

강설(降雪)

 

                                                - 고 은

 

 

 

 

폐허(廢墟)에 눈 내린다

적(敵)도 동지(同志)도

함께 모이자

함께 눈을 맞자

눈 맞으며 껴안고 울자

폐허(廢墟)에 눈 내린다

우리가 1950년대에 깨달은 것은

인산인해(人山人海)의 죽음이 아니라 사랑이다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린다

 

 

 

 

모든 죽은 사람들까지도 살아나서

함께 눈을 맞자

눈 맞으며 울자

우리는 분명 죄(罪)의 족속(族屬)이다

눈을 맞자

눈 맞으며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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