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설(降雪)
- 고 은
폐허(廢墟)에 눈 내린다
적(敵)도 동지(同志)도
함께 모이자
함께 눈을 맞자
눈 맞으며 껴안고 울자
폐허(廢墟)에 눈 내린다
우리가 1950년대에 깨달은 것은
인산인해(人山人海)의 죽음이 아니라 사랑이다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린다
모든 죽은 사람들까지도 살아나서
함께 눈을 맞자
눈 맞으며 울자
우리는 분명 죄(罪)의 족속(族屬)이다
눈을 맞자
눈 맞으며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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