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문정희

이별 이후 / 문 정 희

자연을 바라보다 2014. 12. 10. 00:30






이별 이후 


                                                                             - 문 정 희





너 떠나간 지

세상의 달력으론 열흘 되었고

내 피의 달력으론 십 년 되었다





나 슬픈 것은

네가 없는데도

밤 오면 잠들어야 하고

끼니 오면 

입 안 가득 밥을 떠 넣는 일이다





옛날옛날적

그 사람 되어가며

그냥 그렇게 너를 잊는 일이다





이 아픔 그대로 있으면

그래서 숨 막혀 나 죽으면

원도 없으리라





그러나 

나 진실로 슬픈 것은





언젠가 너와 내가 

이 뜨거움 까맣게

잊는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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