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유안진

내가 나의 감옥이다 / 유 안 진

자연을 바라보다 2015. 1. 15. 00:30



* 노박덩굴 열매





내가 나의 감옥이다


                                                        - 유 안 진





한눈팔고 사는 줄은 진즉 알았지만

두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 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 다 팔아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들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로 가두곤 했지





가시 껍데기를 가두고도

떫은 속껍질에 또 갇힌 밤송이

마음이 바라면 피곤체질이 거절하고

몸이 갈망하면 바늘 편견이 시큰둥해져

겹겹으로 가두어져 여기까지 왔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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