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유안진

황홀한 거짓말 / 유 안 진

자연을 바라보다 2012. 11. 27. 00:30

 




* 이질풀

          황홀한 거짓말 /   유 안 진




"사랑합니다"
너무도 때묻은 이 한마디 밖에는
다른 말이 없는 가난에 웁니다


처음보다 더 처음인 순정과 진실을
이 거짓말에다 담을 수밖에 없다니요
한겨울밤 부엉이 울음으로


여름밤 소쩍새 숨넘어가는 울음으로
"사랑합니다"


샘물은 퍼낼수록 새 물이 되듯이
처음보다 더 앞선 서툴고 낯선 말
"사랑합니다"


목젖에 갈린 이 참말을
황홀한 거짓말로 불러내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