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날마다 떠나간다
- 유 안 진
마지막 한 마디처럼, 안 잊히는 한 구절처럼
매달린 마른 잎이 바르르 떤다
발자국도 잎 향기도 무겁다
가을에는 날마다 떠나간다
가는 이 없이는 가을이 아니니까
가을을 다 가지고 가버린 다음에야
남겨지는 가을이 온다, 나도 가을이 된다
거리마다 나뭇잎들 다 쓸려가고
그 많던 인파도 다 떠나고
거리를 치달리는 바람 거슬러
걷고 걸어도 나는 남겨진다
떠나가는 가을과 남겨지는 가을은 같은 가을일까
떠나가는 웃음이 웃음일까
남겨지는 미소가 미소일까
참지 마라, 울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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