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박두진

3월 1일의 하늘 / 박 두 진

자연을 바라보다 2016. 3. 1. 01:00






3월1일의 하늘



                                             -  박 두 진




유 관순 누나로 하여 처음 나는

3월 하늘에 뜨거운 피무늬가 어려 있음을 알았다

우리들의 대지에 뜨거운 살과 피가 젖어 있음을 알았다

우리들의 조국은 우리들의 조국,

우리들의 겨레는 우리들의 겨레,

우리들의 자유는 우리들의 자유이어야 함을 알았다




아, 만세, 만세, 만세, 유관순 누나로 하여 처음 나는

우리들의 가슴 깊이 피 터져 솟아나는,

우리들의 억눌림, 우리들의 비겁(卑怯)을

피로서 뚫고 일어서는,

절규(絶叫)하는 깃발의 뜨거운 몸짓을 알았다




유 관순 누나는 저 오를레앙 잔다르크의 살아서의 영예,

죽어서의 신비(神秘)도 곁들이지 않은,

수수하고 다정한, 우리들의 누나,

흰 옷 입은 소녀의 불멸(不滅)의 순수(純粹),

아, 그 생명혼(生命魂)의 고갱이의 아름다운 불길의,

영웅(英雄)도 신(神)도, 공주(公主)도 아니었던,

그대로의 우리 마음, 그대로의 우리 핏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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