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바치는 시
- 장 석 주
마침내 뿌리가 닿은 곳은
메마른 흙이 가두고 있는
세상이 가장 어두운 시절이다.
흙 속에 길 찾지 못한 죽음들
흙 속에 주체할 수 없는 욕정들
흙 속에 죄 많은 혼령들
흙 속에 나쁜 욕망들
저렇게 많이 피어 있는 꽃들이
세상 가장 어두운 시절의
죽음들과 욕정들과 혼령들과 운명들을 품고
피어난 것이라고
누가 믿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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