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야기

그리운 이 그리워 / 오 세 영

자연을 바라보다 2017. 3. 30. 01:00





그리운 이 그리워

 

                                              - 오세영





그리운 이 그리워

마음 둘 곳 없는 봄날엔

홀로 어디론가 떠나버리자

사람들은 행선지가 확실한 티켓을 들고

부지런히 역구를 빠져나가고

또 들어오고

이별과 만남의 격정으로

눈물 짓는데

방금 도착한 저 열차는

먼 남쪽 푸른 바닷가에서 온 완행

실어온 동백 꽃잎들을

축제처럼 역두에 뿌리고 떠난다

나도 과거로 가는 차표를 끊고 

저 열차를 타면

어제의 어제를 달려서

잃어버린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운 이 그리워

문득 타보는 완행열차

그 차창에 어리는 봄날의 우수






'시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히어리 꽃 / 송 연 우  (0) 2017.04.04
진달래 / 피 천 득  (0) 2017.04.03
백목련 / 백 우 선  (0) 2017.03.29
목련 / 류 시 화  (0) 2017.03.25
三月(삼월) / 김 광 섭  (0) 2017.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