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김영랑

오월 / 김 영 랑

자연을 바라보다 2013. 5. 11. 00:30




오월  


                        - 김 영 랑 -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

바람은 넘실 천(千) 이랑 만(萬) 이랑

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꾀꼬리는 여태 혼자 날아 볼 줄 모르나니

암컷이라 쫓길 뿐,

수놈이나 쫓을 뿐,

황금 빛난 길이 어지러울 뿐

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

산봉우리야, 오늘 밤 너 어디로 가 버리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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