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 영 랑

자연을 바라보다 2014. 4. 26. 00:30

 

 

 

 

 

 

 

 

 

모란이 피기 까지는



                                                              - 김 영 랑 -







모란이 피기 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음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 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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