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게 / 김 남 조 * 앵초 봄에게 - 김 남 조 1 아무도 안 데려오고 무엇 하나 들고 오지 않은 봄아, 해마다 해마다 혼자서 빈손으로만 다녀가는 봄아, 오십 년 살고 나서 바라보니 맨손 맨발에 포스스한 맨머리결 정녕 그뿐인데도 참 어여쁘게 잘도 생겼구나 봄아, 2 잠시 만나 수삼 년 마른 목을 축이고 잠시 .. 詩人 김남조 2015.02.23
약속 / 김 남 조 약속 - 김 남 조 어수룩하고 때로는 밑져 손해만 보는 성 싶은 이대로 우리는 한 평생 바보처럼 살아버리고 말자. 우리들 그 첫날에 만남에 바치는 고마움을 잊은 적 없이 살자. 철따라 별들이 그 자리를 옮겨 앉아도 매양 우리는 한 자리에 살자. 가을이면 낙엽을 쓸고 겨울이면 불을 지피.. 詩人 김남조 2014.11.25
사랑의 말 / 김 남 조 사랑의 말 - 김 남 조 (1) 사랑은 말하지 않는 말 아침해 단잠을 깨우듯 눈부셔 못 견딘 사랑 하나 입술 없는 영혼 안에 집을 지어 집을 지어 대문 중문 다 지나는 맨 뒷방 병풍 너메 숨어 사네 옛 동양의 조각달과 금빛 수실 두르는 별들처럼 생각만이 깊고 말하지 않는 말 사랑 하나 (2) 사.. 詩人 김남조 2013.11.16
가고 오지않는 사람 / 김 남 조 * 무스카리 꽃말 : 실망, 실의 가고 오지 않는 사람 - 김 남 조 - 가고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더 기다려 줍시다. 더 많이 사랑했다고 부끄러워 할 것은 없습니다 더 오래 사랑한 일은 더군다나 수치일 수 없습니다. 요행이 그 능력 우리에게 있어 행할 수 있거든 부디 먼저 사랑하고 많이 .. 詩人 김남조 2013.05.16
겨울 그리스도 / 김 남 조 겨울 그리스도 김남조 오늘은 눈 덮인 산야(山野)를 거닐으시네 눈같이 흰 옷 입으시고 눈보다 더욱 흰 맨발이시네 그 옛날 물 위를 걸으시던 강줄기도 얼어 광막한 수정의 빙판 바늘 꽂히는 한기(寒氣)의 그 위를 거닐으시네 희디 흰 맨발이시네 울고 싶어라 머리칼도 곤두서는 율연한 .. 詩人 김남조 2012.12.23
너를 위하여 / 김 남 조 * 매발톱 너를 위하여 / 김 남 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 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祝願)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 詩人 김남조 2012.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