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별
- 김 선 옥
뒤란 대나무 숲에서
밤새 수런거리더니
무서리 내린 아침
슬프지만 마지막 떠나가는 아름다운
이별을 하기 위해
열병식 하듯 낙엽들 앞마당에 줄 서 있다
발레를 하는 것처럼 발꿈치 고추 세우고
마치 홍학紅鶴의 군무인 듯 무리지어
골목길
빠져나와 뱅글뱅글 돌다, 쉿!
사열대 앞 지나는 중인가보다
떠나는 가을 햇살도
일몰처럼 소진되어
스러지는 잿빛 영상 위로
늙은 황소의 눈빛처럼 휑한
대지의 들판을 가로질러
황급히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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