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김선옥

석별 / 김 선 옥

자연을 바라보다 2014. 11. 30. 00:30










석별


                                                                - 김 선 옥





뒤란 대나무 숲에서

밤새 수런거리더니

무서리 내린 아침

슬프지만 마지막 떠나가는 아름다운 

이별을 하기 위해 

열병식 하듯 낙엽들 앞마당에 줄 서 있다




발레를 하는 것처럼 발꿈치 고추 세우고

마치 홍학紅鶴의 군무인 듯 무리지어

골목길 
빠져나와 뱅글뱅글 돌다, 쉿!

사열대 앞 지나는 중인가보다





떠나는 가을 햇살도

일몰처럼 소진되어

스러지는 잿빛 영상 위로

늙은 황소의 눈빛처럼 휑한 

대지의 들판을 가로질러

황급히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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