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도종환

꽃잎 인연 / 도 종 환

자연을 바라보다 2015. 7. 4. 00:30





꽃잎 인연


                                                                    - 도 종 환





몸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만큼이었을까





앞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 되면 비 오고 바람 불어

속절없이 흩어지리





살아 있는 동안은

바람 불어 언제나 쓸쓸하고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도

빗발과 꽃나무들 만나고 헤어지는 일과 같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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