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 김남조

노약자 / 김 남 조

자연을 바라보다 2016. 6. 26. 01:00


* 쇠채






노약자


                                                           - 김 남 조




노약자

그 이름도 나쁘진 않아

그간에 삼만 번  가까이는

해돋이를 보고 해 아래 살아

해의 덕성과 은공을 웬만큼은 일깨웠는지라




사람의 마음도

삼만 번의 열 갑절은

밝거나 흐린 음표들의 악보로써

나의 심연에 흘러 닿아

사람의 노래를 아는

웬만큼은 되었는지라



노약자. 무저항의 겸손한 이름이여

으스름 해저물녁의 

초생달빛이여

치수 헐렁하야여 편한 

오늘의 내 의복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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