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풀어가기-동호지필(董狐之筆)

※ 동호지필(董狐之筆)

     권세를 두려워하지 않고 사실을 그대로 적어

     역사에 남기는 일.

 춘추시대, 진 (晉)나라 영공(靈公)은 제후로서 덕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성격이 매우 잔인했고, 세금을 많이 부

과했으며, 사치스러운 생활을 했다. 또한 하찮은 일로 사람

을 죽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보다못한 재상 조순(趙盾)이 영공에게 자주 충언을 하자,

이를 귀찮게 여긴 영공은 조순을 죽이려고 했다. 조순은 이

를 피해 망명하려고 국경까지 갔으나, 국경을 넘기 직전에

조천(趙穿)이 영공을 죽였다는 소식을 듣고 되돌아왔다.

 그러자 사관(史官)인 동호(董狐)가 공식 기록에 이렇게

적었다.

 ' 조순이 군주를 죽였다.'

조순이 이 기록을 보고 항의하자 동호는 이렇게 말했다.

 " 물론, 재상이 죽인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재상은 국내

에 있었고, 또 돌아와서도 범인을 처벌하려 하지 않았습

니다. 그래서 공식적으로는 재상이 살인자가 되는 것입

니다."

 조순은 그것이 올바른 도리라 생각하고 죄를 그대로 뒤

집어 썼다.

 훗날 공자는 이 일을 이렇게 말했다.

 "동호는 훌륭한 사관이었다. 법을 지켜 바르게 적었다.

조순도 훌륭한 대신이었다. 법을 위해 죄를 뒤집어썼다.

참으로 안타깝다. 국경을 넘어 외국으로 갔었더라면 책

임은 면했을 텐데......"

                       출전《春秋左氏傳》

* 董 :감독할 동

* 狐 : 여우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