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 서정주님

귀촉도(歸蜀途) / 서 정 주

자연을 바라보다 2013. 4. 23. 00:30

 


 


 


귀촉도(歸蜀途)  


                               - 서 정 주 -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 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 건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 하늘

굽이굽이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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