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 서정주님

국화옆에서 / 서 정 주

자연을 바라보다 2012. 9. 24. 00:30

 


 

국화옆에서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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