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꿈으로 오는 한 사람 / 김 소 월

자연을 바라보다 2014. 2. 24. 00:30

 

 

* 세이지

 

 

 

꿈으로 오는 한 사람

 

                                                               - 김 소 월

 

 

 

 

나이 차지면서 가지게 되었노라

숨어 있던 한 사람이, 언제나 나의,

다시 깊은 잠 속의 꿈으로 와라

불그렷한 얼굴에 가늣한 손가락의,

모르는 듯한 거동도 전날의 모양대로

그는 야젓이 나의 팔 위에 누워라

그러나, 그래도 그러나!

말할 아무것이 다시 없는가!

그냥 먹먹할 뿐, 그대로

그는 일어라, 닭의 홰치는 소래.

깨어서도 늘, 길거리의 사람을

밝은 대낮에 빛보고는 하노라

 

 

 

 

 

 

* 야젓이 : 말과 행동이 점잖고 무게가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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