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개여울의 노래 / 김 소 월

자연을 바라보다 2014. 3. 4. 00:30

 

 

 

* 고마리

 

 

 

 

 

개여울의 노래

 

                                            - 김 소 월

 

 

 

 

그대가 바람으로 생겨났으면!

달 돋는 개여울의 빈 들 속에서

내 옷의 앞자락을 불기나 하지

 

 

 

우리가 굼벵이로 생겨났으면!

비오는 저녁 캄캄한 령(嶺)기슭의

미욱한 꿈이나 꾸어를 보지.

 

 

 

만일에 그대가 바다 낭끝의

벼랑에 돌로나 생겨났다면

둘이 안고 굴며 떨어나 지지.

 

 

 

만일에 나의 몸이 불귀신이면

그대의 가슴속을 밤 도와 태워

둘이 함께 재되어 스러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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