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정호승

폭풍 / 정 호 승

자연을 바라보다 2014. 8. 11. 00:30

 

 

폭풍

                                                  - 정 호 승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일은 옳지 않다

 

 

 

 

폭풍을 두려워하며

폭풍을 바라보는 일은 더욱 옳지 않다

 

 

 

 

스스로 폭풍이 되어

머리를 풀고 하늘을 뒤흔드는

저 한 그루 나무를 보라

 

 

 

 

스스로 폭풍이 되어

폭풍 속을 나는

저 한 마리 새를 보라

 

 

 

 

은사시나무잎 사이로

폭풍이 휘몰아치는 밤이 깊어갈지라도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일은 옳지 않다

 

 

 

 

폭풍이 지나간 들녘에 핀

한 송이 꽃이 되기를

기다리는 일은  더욱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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