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고랑 위에서
- 김 소 월
우리 두 사람은
키 높이 자란 보리밭, 밭고랑 위에 앉았어라.
일을 마치고 쉬는 동안의 기쁨이여.
지금 두 사람의 이야기에는 꽃이 필 때.
오오 빛나는 태양은 나려쪼이며
새 무리들도 즐거운 노래, 노리 불러라.
오오 은혜여, 살아있는 몸에 넘치는 은혜여.
모든 은근스러움이 우리의 맘속을 차지하여라.
세계의 끝은 어디? 자애의 하늘은 넓게도 덮였는데.
우리 두 사람은 일하며, 살아 있어서.
하늘과 태양을 바라보아라, 날마다 날마다,
새라 새로운 환희를 지어내며, 늘 같은 땅 위에서,
다시 한번 활기있게 웃고 나서, 우리 두 사람은
바람에 일리우는 보리밭 속으로
호미들고 들어갔어라, 가즈런히 가즈란히,
걸어나가는 기쁨이여, 오오 생명의 향상이여.
'김소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리운 몸 / 김 소 월 (0) | 2016.06.15 |
---|---|
그를 꿈꾼 밤 / 김 소 월 (0) | 2016.05.29 |
오는 봄 / 김 소 월 (0) | 2016.03.11 |
가는 봄 3월 / 김 소 월 (0) | 2015.03.31 |
두 사람1 / 김 소 월 (0) | 2015.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