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 홍 윤 숙 길을 걷다가 - 홍 윤 숙 길을 걷다가 잠깐씩 발을 멈추고 뒤돌아 본다 잎떨군 나뭇가지들이 기하학적 선으로 아름다운 모양을 그리고 있는 그 모양이 처음 본 세상처럼 신선하다 묘연한 길 끝 어딘가에 젊은 날의 초상화 한 폭 떠오를 것도 같은 나는 다시 걷는다 가다가 다시 돌아본다 돌.. 시이야기 2016.11.28
슬픔 / 정 현 종 슬픔 - 정현종 세상을 돌아다니기도 하였다. 사람을 만나기도 하였다. 영원한 건 슬픔뿐이다. 덤덤하거나 짜릿한 표정들을 보았고 막히거나 뚫린 몸짓을 보았으며 탕진만이 쉬게 할 욕망들도 보았다. 영원한 건 슬픔뿐이다. 시이야기 2016.11.26
모과 / 서안나 모과 - 서 안 나 먹지는 못하고 바라만 보다가 바라만 보며 향기만 맡다 충치처럼 꺼멓게 썩어버리는 그런 첫사랑이, 내게도 있었다. ​ 시이야기 2016.11.25
고독 / 김 현 승 고독 - 김 현 승 너를 잃은 것도 나를 얻은 것도 아니다 네 눈물도 나를 씻어주지 않았고 네 웃음이 내 품에서 장미처럼 피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것도 아니다 눈물은 쉽게 마르고 장미는 지는 날이 있다 그러나 그것도 아니다 너를 잃은 것을 너는 모른다 그것은 나와 내 안의 잃음이다 그.. 시이야기 2016.11.22
사랑의 노래 / 하 종 오 사랑의 노래 - 하 종 오 우리 만난 이 세상에 풀꽃 피고 네가 살아 있을 때 널 따라 나비 날거든 나도 살아가는 줄 알거라. 햇살에 부신 눈을 비비며 한세월 보이잖는 길을 더듬어 푸른 하늘 서러운 황토에 왔다. 우리 괴로운 이 세상에 먹구름 끼고 네가 눈물 흘릴 때 널 따라 비 오거든 나.. 시이야기 2016.11.12
부르고 싶은 이름 / 오 광 수 부르고 싶은 이름 - 오광수 가을 바람이 억새 위를 지나가며 숨어있던 그리움을 부르면 노란 은행잎에 이름을 적어가며 꼭 부르고 싶은 이름이 있습니다. 보고픔이 가을 산에 내려앉아 아름다운 그 사람 얼굴이 되고 꿈인 듯 다가오는 이 맑고 신선함은 정말 부르고 싶은 사람의 향기인데.. 시이야기 2016.11.11
들국화 / 천 상 병 들국화 - 천 상 병 산등성 외따른 데, 애기 들국화. 바람도 없는데 괜히 몸을 뒤뉘인다. 가을은 다시 올테지 다시 올까? 나와 네 외로운 마음이, 지금처럼 순하게 겹친 이 순간이 시이야기 2016.11.10
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 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 냉정한 당신이라고 썼다가 지우고 얼음 같은 당신이라고썼다가 지우고 불같은 당신이라고 썼다가 지우고 무심한 당신이라고 썼다가 지우고 징그러운 당신이라고 썼다가 지우고 그윽한 당신이라고 썼다가 지우고 따뜻한 당신이라고 썼다가 지우고 내 영혼의 .. 시이야기 2016.11.09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 서 정 윤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 서 정 윤 사랑한다는 말로도 다 전할수 없는 내 마음을 이렇게 노을에다 그립니다. 사랑의 고통이 아무리 클지라도 결국 사랑할 수 밖에,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우리 삶이기에 내 몸과 마음을 태워 이 저녁 밝혀드립니다. 다시 하나가 되는 게 그다.. 시이야기 2016.11.07
또 다른 사랑 / 곽 재 구 또 다른 사랑 - 곽 재 구 보다 자유 스러워지기 위하여 꽃이 피고 보다 더 자유 스러워지기 위하여 밥을 먹는다 함께 살아갈 사람들 세상 가득한데 또 다른 사랑 무슨 필요 있으리 문득 별 하나 뽑아 하늘에 던지면 쨍 하고 가을이 운다. 시이야기 2016.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