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 / 김 재 진 상실 - 김 재 진 - 노랗게 번지기 전 나는 이미 개나리가 필 것을 알고 있다. 가파른 비탈에 뿌리 내린 채 겨울을 견디어 준비한 네 눈물의 빛깔을 알고 있다. 미미하게 묻어오는 바람의 안부를 속달로 접수하며 나 역시 봄을 준비할 때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금세라도 손가락 끝에 묻어나.. 詩김재진 2013.03.26
들길에서 / 이 해 인 들길에서 - 이 해 인 - 때로는 나를 힘들게 하지만 당신을 깊이 사랑합니다 생명을 낳고 키우고 익히는 어머니 땅이여 가장 어질고 정직한 흙의 향기여 이해인 2013.03.20
침묵이 되어 / 이 해 인 침묵이 되어 - 이 해 인 - 오랜 세월 사람을 사랑할수록 할 말은 적어지고 오랜 세월 시를 쓸수록 쓸 말은 적어지고 많은 말 남긴 것을 부끄러워하다가 마침내는 가장 단순한 침묵이 되어 이 세상을 떠나가는가 보다 긴 기다림 끝의 자유를 얻게 되나 보다 이해인 2013.03.10
나를 키우며 사는 일 / 문 태 준 * 노박 덩굴 열매 나를 키우며 사는 일 - 문 태 준 - 스스로 심지를 굳게 하는 일 헐거워지는 일로 하루를 사는 일 마음이 원하는 쪽으로 잘 자라게 하는 일 쓸데없는 걱정을 내보내는 일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사는 일 일의 문제는 바깥에서 찾지 말고 내 마음에게서 찾는 일 마.. 시이야기 2013.03.08
입춘 / 이 해 인 입춘 - 이 해 인 - 꽃술이 떨리는 매화의 향기 속에 어서 일어나세요,봄 들새들이 아직은 조심스레 지저귀는 나의 정원에도 바람 속에 살짝 웃음을 키우는 나의 마음에도 어서 들어오세요, 봄 살아 있는 모든 것들 다시 사랑하라 외치며 즐겁게 달려오세요, 봄 이해인 2013.03.02
산도화 / 박 목 월 산도화 - 박 목 월 - 산은 구강산(九江山) 보랏빛 석산(石山) 산도화 두어 송이 송이 버는데, 봄눈 녹아 흐르는 옥 같은 물에 사슴은 암사슴 발을 씻는다 시이야기 2013.02.24
그리움을 벗어 놓고 / 용 혜 원 * 능소화 그리움을 벗어 놓고 - 용 혜 원 - 갓 피어난 꽃처럼 그리움을 벗어 놓고 그대를 만나고 싶다 발이 있어도 달려가지 못하고 마음이 있어도 표현 못하고 손이 있어도 붙잡지 못합니다 늘 미련과 아쉬움으로 살아가며 외로움이 큰 만큼 눈물이 쏟아지도록 그립기만 합니다 선잠이 들.. 詩 용혜원 2013.02.21
시(詩)를 찾아서 / 정 희 성 * 상사화 시(詩)를 찾아서 - 정 희 성 - 말이 곧 절이라는 뜻일까 말씀으로 절을 짓는다는 뜻일까 지금까지 시를 써오면서 시가 무엇인지 시로써 무엇을 이룰지 깊이 생각해볼 틈도 없이 헤매어 여기까지 왔다 경기도 양주군 회암사엔 절 없이 절터만 남아 있고 강원도 어성전 명주사에는 .. 시이야기 2013.01.26
너를 만나고 싶다 / 김 재 진 * 제라늄 너를 만나고 싶다 - 김 재 진 -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소한 습관이나 잦은 실수, 쉬 다치기 쉬운 내 자존심을 용납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직설적으로 내뱉고선 이내 후회하는 내 급한 성격을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과 만나고 싶다. 스스로 그어둔 금 속에 고.. 詩김재진 2013.01.17
타향에 핀 작은 들꽃 / 조 병 화 * 용담 타향에 핀 작은 들꽃 - 조병화 -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나는 어느 날 네가 숨어서 우는 것을 보았단다 보면서 너 같이 곱고 아름다운 작은 들꽃에도 슬픈 눈물이 있는가, 생각하면서 나의 가슴이 으스러지는 것을 느꼈단다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곱고 사랑스러운 작은 너의 가.. 詩 조병화 2013.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