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달다 / 정 호 승 풍경 달다 - 정 호 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詩 정호승 2013.11.06
첫마음 / 정 호 승 첫 마음 - 정 호 승 사랑했던 첫마음 빼앗길까봐 해가 떠도 눈 한번 뜰 수 가 없네 사랑했던 첫마음 빼앗길까봐 해가 져도 집으로 돌아갈 수 없네 詩 정호승 2013.11.01
귀뚜라미에게 받은 짧은 편지 / 정 호 승 * 주목나무 열매 귀뚜라미에게 받은 짧은 편지 - 정 호 승 울지 마 엄마 돌아가신 지 언제인데 너처럼 많이 우는 애는 처음 봤다 해마다 가을날 밤이 깊으면 갈대잎 사이로 허옇게 보름달 뜨면 내가 대신 이렇게 울고 있잖아 詩 정호승 2013.10.28
가을 / 정 호 승 가을 - 정 호 승 돌아보지 마라 누구든 돌아보는 얼굴은 슬프다 돌아보지 마라 지리산 능선들이 손수건을 꺼내 운다 인생의 거지들이 지리산에 기대앉아 잠시 가을이 되고 있을 뿐 돌아보지 마라 아직 지리산이 된 사람은 없다 詩 정호승 2013.10.26
이별 노래 / 정 호 승 * 산수국 이별 노래 - 정 호 승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 떠나는 곳, 내 먼저 떠나 가서 나는 그대의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이 되리니. 옷깃을 여미고 어둠 속에서 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 내 그대 위해 노래.. 詩 정호승 2013.07.15
검은 민들레 / 정 호 승 검은 민들레 - 정호승 - 봄은 왔다다시 서울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었다밤새도록 술상을 두드리던 나무젓가락처럼청춘은 부러지고이제 내 마음의 그림자도 너무 낡었다사람과 사람의 그림자 사이로 날아다니던새들은 보이지 않고고한역은 열차도 세우지 않는다밤새워 내 청바지를 벗.. 詩 정호승 2013.05.03
수선화에게 / 정 호 승 * 수선화 꽃말: 자기사랑, 고결, 신비, 자존심 수선화에게 - 정 호 승 -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 詩 정호승 2013.03.30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 호 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 詩 정호승 2012.11.14
가을 꽃 / 정 호 승 가을 꽃 / 정호승 이제는 지는 꽃이 아름답구나 언제나 너는 오지 않고 가고 눈물도 없는 강가에 서면 이제는 지는 꽃도 눈부시구나 진리에 굶주린 사내 하나 빈 소주병을 들고 서 있던 거리에도 종소리처럼 낙엽은 떨어지고 황국도 꽃을 떨고 뿌리를 내리나니 그 동안 나를 이긴 것은 사.. 詩 정호승 2012.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