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바귀 / 나 태 주 씀바귀 - 나 태 주 좀처럼 얼굴을 보여주려 하지 않았다 대전 발 대구행 새마을 열차 빠르게 달리는 철로 변에 무더기 무더기로 피어서 잔잔하게 웃음 머금고 있는 노랑 꽃 당신같이 마음 속 등불이 꺼져버린 사람과는 눈빛조차 맞추기 싫어요 개구리자리 애기똥풀꽃보다는 키가 낮고 민.. 詩 나태주 2016.04.26
민들레 / 나 태 주 민들레 - 나 태 주 우주의 한 모서리 스님들 비우고 떠나간 암자 늙은 무당이 흘러, 흘러 들어와 궁둥이 붙이고 사는 조그만 암자 지네 발 달린 햇살들 모이는 마당가 장독대 깨어진 사금파리 비집고 민들레는 또 한번의 생애를 서둘러 완성하고 바람결에 울음을 멀리 멀리까지 날려보내.. 詩 나태주 2016.04.07
수선화 / 나 태 주 * 나팔수선화 수선화 - 나 태 주 언 땅의 꽃밭을 파다가 문득 수선화 뿌리를 보고 놀란다. 어찌 수선화, 너희에게는 언 땅 속이 고대광실高臺廣室 등 뜨신 안방이었드란 말이냐! 하얗게 살아 서릿발이 엉켜 있는 실뿌리며 붓끝으로 뾰족이 내민 예쁜 촉. 봄을 우리가 만드는 줄 알았더니 역.. 詩 나태주 2016.04.03
사랑이여 조그만 사랑이여ᆞ72 / 나 태 주 사랑이여 조그만 사랑이여ᆞ72 - 나 태 주 보고싶다, 너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슴에 차고 가득 차면 문득 너는 내 앞에 나타나고 어둠 속에 촛불 켜듯이 너는 내 앞에 나와서 웃고 보고 싶었다, 너를 보고 싶었다는 말이 입에 차고 가득 차면 문득 너는 나무 아래서 나를 기다린다. 내.. 詩 나태주 2016.03.21
난초 / 나 태 주 난초 - 나 태 주 알으켜 주지 않고 귀띔해 주지 않아도 난초는 어디로 이파리를 뻗어야 하고 어떻게 꽃을 피워야 좋은지를 안다 아무렇게나 이파리를 뻗어도 멋스럽고 아무렇게나 꽃을 피워도 어여쁜 난초 그는 이제 스스로 법이요 길이다. 詩 나태주 2016.02.05
별처럼 꽃처럼 / 나 태 주 별처럼 꽃처럼 - 나 태 주 별처럼 꽃처럼 하늘에 달과 해처럼 아아, 바람에 흔들리는 조그만 나뭇잎처럼 곱게곱게 숨을 쉬며 고운 세상 살다가리니, 나는 너의 바람막이 팔을 벌려 예 섰으마. 詩 나태주 2015.11.02
분꽃 / 나 태 주 분꽃 - 나 태 주 개울가에 외딴집 분꽃들이 피었다 하양 빨강 어쩌다 노랑 혼자 사는 아낙네 빨래 걷는 저녁 때 아직은 가슴속에 입 벌린 소망과 슬픔 보고 가라 이른다. 詩 나태주 2015.10.30
쪽도리꽃 / 나 태 주 *풍접초(족두리꽃) 쪽도리꽃 - 나 태 주 왕관초라 부르기보다는 쪽도리꽃이라 불러야 더욱 쪽도리꽃다워지는 쪽도리꽃 씨뿌린 사람 없이 올해도 두 그루 실하게 싹이 터서 소낙비 속에 새 치마 저고리 갈아입고 쪽도리 하나씩 받쳐 쓰고 사립도 없는 오두막집 지켜 서 있네 미장이 막일꾼.. 詩 나태주 2015.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