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 정 호 승 달팽이 - 정 호 승 내 마음은 연약하나 껍질은 단단하다 내 껍질은 연약하나 마음은 단단하다 사람들이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듯이 달팽이도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 이제 막 기울기 시작한 달은 차돌같이 차다 나의 길은 어느새 풀잎에 젖어 있다 손에 주전자를 들고 .. 詩 정호승 2014.08.07
안개꽃 / 정 호 승 * 분홍 안개꽃 꽃말 : 영원한 슬픔 안개꽃 - 정 호 승 얼마나 착하게 살았으면 얼마나 깨끗하게 살았으면 죽어서도 그대로 피어 있는가 장미는 시들 때 고개를 꺾고 사람은 죽을 때 입을 벌리는데 너는 사는 것과 죽는 것이 똑같구나 세상의 어머니들 돌아가시면 저 모습으로 우리 헤어져.. 詩 정호승 2014.07.10
벽 / 정 호 승 * 체리세이지 꿀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 관상용 허브 체리향이 난다하여 체리 세이지라 함 꽃말 : 건강, 미덕, 장수. 벽 - 정 호 승 나는 이제 벽을 부수지 않는다 따스하게 어루만질 뿐이다 벽이 물렁물렁해질 때까지 어루만지다가 마냥 조용히 웃을 뿐이다 웃다가 벽 속으로 걸어갈 .. 詩 정호승 2014.07.07
리기다소나무 / 정 호 승 리기다소나무 - 정 호 승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당신은 한 그루 리기다소나무 같았지요 푸른 리기다소나무 가지 사이로 얼핏얼핏 보이던 바다의 눈부신 물결 같았지요 당신을 처음 만나자마자 당신의 가장 아름다운 솔방울이 되길 원했지요 보다 바다 쪽으로 뻗어나간 솔가지가 되어 가.. 詩 정호승 2014.07.01
삶 / 정 호 승 * 제비꽃 열매 삶 - 정 호 승 사람들은 때때로 수평선이 될 때가 있다 사람들은 때때로 수평선 밖으로 뛰어내릴 때가 있다 밤이 지나지 않고 새벽이 올 때 어머니를 땅에 묻고 산을 내려올 때 스스로 사랑이라고 부르던 것들이 모든 증오일 때 사람들은 때때로 수평선 밖으로 뛰어내린다 詩 정호승 2014.06.23
나비 / 정 호 승 나비 - 정 호 승 누구의 상장(喪章)인가 누구의 상여가 길떠나는가 나비 한 마리가 태백산맥을 넘는다 속초 앞바다 삼각파도 끝에 앉은 나비 詩 정호승 2014.06.15
수련 / 정 호 승 * 수련 꽃말 : 결백, 신비 수련 - 정 호 승 물은 꽃의 눈물인가 꽃은 물의 눈물인가 물은 꽃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고 꽃은 물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한다 새는 나뭇가지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고 눈물은 인간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한다 詩 정호승 2014.06.12
반지의 의미 / 정 호 승 * 사랑초 반지의 의미 - 정 호 승 만남에 대하여 기도하자는 것이다 만남에 대하여 감사하자는 것이다 처음과 같이 아름답자는 것이다 처음과 같이 순결하자는 것이다 언제나 첫마음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언제나 첫마을을 잃지 말자는 것이다 사랑에도 외로움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詩 정호승 2014.05.29
들녘 / 정 호 승 들녘 - 정 호 승 날이 밝자 아버지가 보내기를 하고 있다 아침부터 먹왕거미가 거미줄을 치고 있다 비 온 뒤 들녘 끝에 두 분 다 참으로 부지런하시다 詩 정호승 2014.05.24
개미 / 정 호 승 개미 - 정 호 승 달빛 아래 개미들이 기어간다 한평생 잠들지 못한 개미란 개미는 다 강가로 나가 일제히 칼을 간다 저마다 마음의 빈자리에 고이 간직한 칼을 꺼내어 조금도 쉬지 않고 간다 달빛은 푸르다 강물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개미들이 일제히 칼끝을 치켜세우고 자기의 목을 찌.. 詩 정호승 2014.05.23